점점 늘어가는 약, 걱정되나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 알아두세요

 

점점 늘어가는 약, 걱정되나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 알아두세요

헬스조선 약사칼럼

서울시약사회 학술위원장 /김예지 약사

서울 구로구에 사는 82세 김종수씨
매일 약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걸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약을 많이 먹으면

몸에 나쁘다고 하던데, 병 때문에 안 먹을수도 없고.... 어제 아침엔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헷갈려 한참 진땀을 빼었다. 평생 약과 함께 살아야 할텐데 어떻게 하면

불안하지 않고 안심하고 약을 먹을 수 있을까 늘 고민이다.
지난번 병원에 갔을때도 물어보고 싶었지만, 바쁜 선생님께 이것 저것 물을 수가 없어

말도 못 꺼낸채 진료실을 나왔다. 약국에서도 손님이 뜸할 때 좀 물어보려고 기다리다,

다른 약국에서 약을 조제한 사실이 알려질까 미안해 그냥 나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앓던 천식으로 흡입기와 약을 사용하고 있고,

60대에 당뇨. 고지혈증을 진단받아  약을 복용중이며, 얼마전 소변이 시원쟎게 나와

병원에 갔더니 전립선비대증이라고 매일 밤 약을 먹어야 한다고 또 약을 처방 받았다.

이에 관절염, 백내장약까지 더해져 약의 개수는 점점 늘어나고 걱정도 그만큼 더해지고 있다.

몇 달 전 준수씨에게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올바른 약물이용을 돕기위해

집을 방문해도 괜챦을지 묻는 내용의 편지가 한통 배달되었다.

준수씨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공단에서 어떻게 내가 이 병원, 저병원 다니면서

약 많이 먹는 걸 알고 조사를 나오는구나! 이를 어떡하지‘. ’이제 병원도,

그 지긋지긋하던 약도 더 이상 먹을 수 없는구나‘ 생각하니 앞이 아득했다.

정신을 차리고 편지를 자세히 읽어보니 벌주려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읽고 또 읽어보고

답장을 보냈다.  몇일후 공단에서 전화가 와서 그 다음주 월요일에 방문하기로 했다.
약속한 시간에 커다란 약통을 공단에서 주는 선물이라며 가지고 구로구 약사회 약사라고

소개한 가운입은 약사와 공단 약사가 집에 찾아왔다. 먼저 드시는 약을 모두

보고 싶어했지만, 일단 경계심을 가지고 몇가지 약만 내 놓았다.
 한 시간정도 진행된 상담에서 약도 먹기쉽게 지퍼백에 나눠 담아 큰 글씨로 아침,

저녁, 자기전 써 주고, 오래된 약은 약 폐기함에 버리도록 일러주었다.

흡입기 사용법도 자세히 일러주었고, 인슐린 보관법과 사용법, 안약 사용법도

자세히 일러 주었다. 그 뿐만 아니라 약 복용 후 불편한 점은 없는지?

복용법은 어떻게 하는지 등 꼼꼼하게 물어보았고, 그동안 약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볼 수 있어 경계하던 맘은 눈녹듯 사라져, 한약, 건기식, 일반약 등 집에 있던

약이란 약은 모두 꺼내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게 되었다.

한 달 후 준수씨를 방문했던 약사님은 안부인사 겸 전화로 그동안 약을 복용해서

불편한 점이나 병원에 다녀오셔서 새로운 약이 있는지 등의 변동사항 등을 챙겼다.

환절기라 천식이 악화되고, 당수치도 올라가 약이 변경되었지만, 김 할아버지는

바뀌었다는 사실과 약을 2개 빼고 5개가 첨가된 외에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약사님께서 약을 가지고 올 수 있냐고 해서, 그 약사님의 약국을 방문해서

친절하게 설명을 들었다.

그 동안 집으로 방문한 상담과 전화상담, 약국 방문상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담을 4차례 갖다보니 이제 늘 걱정하던 약을 제대로 알고 복용하게 되어

속으로만 염려하던 우려를 털어낼 수 있어 이제 약 먹을 때마다 나오는 한숨이

훨씬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2017년 WHO에서는 203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세계 1위로 여성의 평균수명은 91세,

남성은 84세라고 했다. 즉 인구 4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되고, 1인당 평균 의료비는

약 760여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만성질환에 따른 진료비와 의약품비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더구나 노인인구의 열명에 아홉은 하나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많은 노인들이 여러병원에서 여러종류의 약을 처방 받다보니

중복되는 약, 서로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 약, 이상반응을 제대로 인지하고 올바르게

약을 복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약사들이 이런 노인들 댁을 직접 방문하여 약물에 관한 궁금증과 보관법,

건강기능 식품 등에 대해서도 상담하고 도움을 주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은

올해 두 번째로 하는 시범사업이다.

2018년 건강보험공단과 약사회는 제1차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4개 만성질환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여 9개 지역, 2개 장기요양시설 입소자 등 68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 환자의 만족도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2차 시범사업에서는 전국 64개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대상환자는 만성질환으로,

6개월 기준 60일 이상 10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자이다. 여기애 속하는 만성질환은

정신 및 행동 장애, 호흡기 결핵, 신경계질환, 간질환, 대뇌혈관 질환, 갑상선의 장애,

악성신생물,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만성신부전, 관절염, 천식, 만성폐색성 폐질환이다.

사업 모델은 지역약사회 약사와 공단에서 채용한 약사 또는 간호사가 2인 1조로

1차시엔 환자를 방문하고, 2,3차는 유선 또는 대면 상담하고, 4차 방문상담을

기본으로 하는 구조이다. 현재 전국 지역사회 외래 이용자 2400명 대상,

시설입소자 6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서울 지역에는 의사들도 참여하여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을

약사와 함께 하고 있어 환자의 올바른 약물 복용과 환자안전을 위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내년에는 이 제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15,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하니 많은 약을 복용하시면서 걱정하시는 분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시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국가에서 지원하고 대한약사회에서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 하는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이 환자들이 안전하게 약을 복용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길 공단 자문약사의 한 사람으로써 진심으로 바란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9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