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자,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를 습관적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속된 말로 ‘당 충전’한다고 표현하며 이러한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광고로 내세우는
가공식품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힘들고 무기력하며 우울할 때 단 음식을 찾게 되는 걸까?
2015년에 학술지 ‘임상 내분비학과 대사’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설탕을 먹은 사람들은
긴장, 공포, 고통 등 다양한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준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수학 문제를 풀게 했을 때, 설탕을 먹은 사람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먹은 사람과 달리 코르티솔 분비가 떨어졌다.
이어 설탕을 먹은 사람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했더니, 당이 해마에 생기는
스트레스 활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는 체온, 목마름, 배고픔, 수면, 기분,
성적 충동을 조절하는 영역이다.
과학적 증거는 실제로 단 음식이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지지한다.
문제는 이런 효과가 설탕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스트레스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2016년에 미국인의 77%가 정기적으로 스트레스로 유발되는 증상을 경험했는데,
그에 따라 가공식품, 카페인, 정제설탕의 소비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따라서 미국스트레스학회는 “설탕을 먹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래를 생각하면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게 신체와 정신 모두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권고한다.
권오현 기자 fivestrings@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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