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주객(酒客) 인거여!
친구여!
세상은 주막(酒幕)인거여.
구천(九泉)을 돌던 영혼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는 것은
주막에 온 거여
단술 쓴술로 취하러 온 거여
주막 올때 저 마실잔 고오는 사람 없고
갈때도 저 마신잔 들고 가는 사람 없어!
그와 같이 너 또한 빈 손쥐고
주막으로 취하러 온 거여.
잔 안들고 왔다고, 술 안파는 주막 없고.
잔 없어서 술 못마실 주막도 없지만
네가 쓰는 그 잔은 네 것이 아닌거여
갈 때는 주막에 놓고 가야 되는 거여.
단술 먹고 웃는 소리.
쓴술 먹다 우는 소리.
시끌벅적했던 세상 그곳은 주막이고
술 깨면 떠나가는 너는 나그네 인거여.
훗날오는 손님에게 네 잔을 내어주고
때가 되면 홀연히 빈손으로 가야 하는
너는 주객(酒客) 인거여.
장진주(권주가) / 이태백
그대는 보지 않았던가?
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
급히도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돌아가지 못함을
그대는 보지 않았던가?
늙으신 부모님
거울에 비친 백발보고
아침에 비단실 같던 검은 머리카락
저녁엔 흰 눈처럼 되었다
슬퍼하시던 모습을
인생은 힘 넘칠 때 한껏 즐겨야지
금 술동이 부질없이
달빛아래 두지마세
하늘이 준 재능
쓸 곳은 따로 있는 법이고
천금도 다 쓰면
다시 돌아오게 마련이니
양 삶고 소 잡아 즐겨보세나
마신다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잠선생, 단구 선생
어서들 술을 들게 잔 내리지 말고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 할테니
청컨대 그대들
나를 위해 귀를 기울여 주게
부귀영화 그리 대수냐
원이라면 길이 취해
깨지 않는 것이라네
예로부터 성인이나 현인은
모두 쓸쓸하였으나
오직 술마시는 자만이
그 이름을 남겼다네
진왕은 옛날 평락관에서 잔치할 때
한 말에 만냥하는 술도
실컷 마시며 즐겼다네
주인은 어찌 내게 돈이 없다 하는가?
어서 술을 사 올리게
내 오색말과 천금의 모피옷도
사환 불러 술과 바꾸어 오게
우리 함께 술로 영원한 이 근심을 녹여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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