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삿갓의 하룻밤 풋사랑
김삿갓이 일생을 죽장망혜(竹杖芒鞋, 대나무 지팽이와 짚신)로
세상을 유람 하다가 단천(端川)고을에서
우연히 한 처녀를 만나 처녀의 집에서 하룻밤을 유(留)하게 되었다.
비록 초라한 과객에 불과 했지만,
미모의 처녀는 김 삿갓의 출중한 외모와
글 재주에 반해서 김삿갓과 결혼을 약속하고
첫날 밤을 맞이 하였다.
즐기고 난 김 삿갓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녀가 처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기 심한 김 삿갓이 이를 그냥 지나 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김삿갓은 "그녀가 처녀가 아닌 것 같다"라는 시를 읊었고,
그 처녀는 답시(答詩) 를 읊었다.
그런데 이 답시야 말로 김삿갓의 시를 능가하는 명시(名詩)였다.
毛深內闊(모심내활)
必過他人(필과타인)
"털이 깊고 그 안이 넓어 허전하니,
반드시 딴 사람이 먼저 지나 갔으리라."
그 처녀의 답시(答詩)
溪邊楊柳不雨長
(계변양류불우장)
後園黃栗不蜂坼
(후원황률불봉탁)
"개울가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뒷마당의 알 밤은벌이 쏘지 않아도 벌어 지도다."
누가 이겼을까요?
궁굼 하네요!
사진 / Blue Gull / 마대산 김삿갓 유적지
방랑시인 김삿갓 / 김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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