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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운산 (雨收雲散) - 요즘 세태를 생각하며

우수운산 (雨收雲散) - 요즘 세태를 생각하며 송나라 육유(陸游)가 성도(成都)의 늦봄에 명승 마하지(摩訶池)를 찾았다. 따스한 볕에 꽃들이 활짝 피었다. 풍악이 울리고, 귀족들의 행차로 경내가 떠들썩했다. 육유는 '수룡음(水龍吟)'에서 이런 경물과 풍광을 묘사한 뒤 "슬프다 좋은 시절 문득 바뀌면,(惆悵年華暗換) 남몰래 넋은 녹아,(黯銷魂) 비 걷히고 구름은 흩어지겠지. (雨收雲散)"라고 썼다. 청춘의 꿈은 가뭇없고, 이 풍광도 곧 자취 없이 스러질 것이다. 이 시 이후로 '우수운산(雨收雲山)'은 분명히 존재하던 어떤 것이 자취도 없이 사라진 상황을 뜻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원나라 무명씨의 '벽도화(碧桃花)'에도 이런 시가 나온다. "우렛소리 크게 울려 산천을 진동하니,(雷聲響亮振山川) 이때 누가..

과천 남태령 송덕비문(국회 개원에 즈음하며)

과천 남태령 송덕비문(국회 개원에 즈음하며) 옛날 과천 남태령에 송덕비가 있었다. 과천은 서울에서 가깝고 농산물이 많이나서 현감들이 세금을 많이 거두어 자기출세를 위하여 중앙 대감들에게 바치어 영전을 하는데 좋은 곳이었다. 어느 때 어느 과천현감이 드디어 한양으로 영전하여 떠나게 되자 입성을 할 때 과천 아전들이 현감에게 송덕비를 세워 드릴려고 하던차 비문에 어떤 내용을 쓸까요? 물었더니 "자네들이 알아서 써라" 하여 아전들이 남태령에 송덕비를 세운 후, 떠나는 날 현감에게 제막식을 하고 가시라고 했다. 그리하여 송덕비 제막식에서 현감이 비석의 막을 벗기자 비문에는 "今日送此盜(금일송차도)"라고 쓰여져 있었다. 뜻은 "오늘 이 도둑 놈을 보내노라" 하는 것이었다. 이를 본 현감이 화는커녕 허허 허 하고 ..

폼프리포사가 되는 한국인

폼프리포사가 되는 한국인 복지국가의 과보호정책으로 개인이 세상 살 의욕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식물인간(植物人間)을 일러 폼프리포사라고 하는데 이말은 스웨덴의 작가 린드 그레인 여사의 동명의 풍자소설에서 비롯하고 있습니다. 동화(童話)작가 폼프리포사는 복지 서비스의 보호를 받고 걱정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날로 국가의 공공복지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져 가고, 넓어져 가면서 세(稅)수입이 필요하게 되니까 세금 부담이 점점 무거워져 갑니다. 작가 폼프리포사가 쓰는 작품 수입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가자 글을 쓸 의욕이 점점 쇠퇴해 가는데, 게다가 누진 소득세율까지 적용돼 수입의 1백2 퍼센트를 세금으로 뜯기게 됩니다. “이런 나라는 열심히 소설을 써서는 안 되는 나라”라는 절망으로 그는 글 쓰는 걸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