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가장 흔히 쓰이는 내시경은 지름 9.8mm 정도의 긴 호스 형태를 띠고 있다.
입으로 삽입해 위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항문으로 삽입해 대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식도나 항문을 통해 내시경 장비를 삽입할 때 고통이 따른다. 위내시경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이 구역감이나 인후통, 질식감을 호소하며, 대장내시경의 경우
참기 힘든 통증을 호소한다.
이러한 이유로 내시경 검사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수면내시경이다. 수면내시경을 ‘자는 상태에서 받는 내시경’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확히는 ‘의식이 있는 진정 상태’에서 받는 내시경 검사다.
환자는 내시경 검사 전 수면제로도 쓰이는 진정제인 미다졸람이라는 약물을 맞게 되고,
수 초에서 수 분 안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진정상태나 가수면상태가 돼
내시경을 받기 용이해진다.
내시경 검사시 환자는 통증이나 구역질을 느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이를 기억하지 못하며,
의료진과 나눈 대화 역시 기억해내지 못한다. 약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미다졸람은 약물의존성이 없으며 해독제도 있으므로 안심해도 괜찮다.
단, 내시경 검사 후 1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한 후라고 하더라도 몽롱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검사 당일 자가운전이나 칼 등을 사용하는 위험한 작업은
절대 금해야 한다.
한편, 위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환자 중 일반내시경이 주는 고통도 싫고, 병원에서
30분 이상 수면시간을 가져야 하는 수면내시경도 번거롭게 느껴지는 환자에게는
경비내시경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경비내시경이란 가늘고 부드러운 관을 코로 삽입해 시행하는 검사장비를 말한다.
기존 내시경의 지름이 9.8mm인 데 비해 경비내시경은 4.9mm로, 전체 굵기를 계산하면
거의 1/4 수준이다. 굵기가 얇으므로 기존의 위내시경 검사에 비해 구역질과 인후통,
질식감 등의 고통이 훨씬 적으며, 검사 후 목의 통증이 적다. 또한 검사 도중
시술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 전 처치도 간단하다. 코에 마취제와 비강을 넓히기 위한 혈관수축제를
뿌리는 것이 전부다. 내시경 굵기가 얇아지면서 카메라도 작아지다보니 시야가 좁아져
시술 시간은 기존 위내시경보다 몇 분 더 걸린다. 코 안에 이상이 있는 경우, 즉,
비중격 만곡증이 심한 경우나 해부학적 기형에 의해 코가 좁은 경우, 비염이 심한 경우
등에는 불가능하지만 대부분은 무리 없이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최근 ‘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도 화제가 되고 있다. 대장내시경은 장을 비운 후
항문으로 내시경 기기를 삽입, 대장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다.
대장 건강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 중 하나지만, 정작 검사 받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장세정제 복용 과정과 오랜 시간 설사를 해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기 때문.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으려면, 검사 하루 전 저녁부터 검사 당일까지
4L의 장세정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장세정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구역감을 느끼거나 구토를 하는 사람이 많으며,
아예 검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불편을 개선한 것이 일명 ‘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이다.
이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둘 다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때 내시경을 통해 소장에 직접 약물을 주입한다.
장세정제가 소장으로 직접 투입되기 때문에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맛의 불쾌감이나 구역감 등이 확연히 줄어든다. 장세정제가 정량 모두
투입되는 것도 장점이다. 간혹 장세정제를 정량 모두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러한 경우 장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없으며
다시 장세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장내시경 시행 전 준비 시간도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한 후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세척이 되려면 약 5시간 이상 걸리지만,
소장에 직접 장세척제를 투입하면 그 시간을 1/2 이상 줄일 수 있다.
/기고자 :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